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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날짜 신문 기사를 보니, 이 대통령이 손 회장의 방문을 환영하면서 우리나라에서는 첫눈을 귀하게 여겨 서설(瑞雪)이라고 한다는 말을 전했다고 한다. 그 말인즉, 우리는 예로부터 첫눈을 귀히 여겼다는 것인데, 실제로 첫눈이 제때 넉넉히 내려야 보리농사가 잘 되고 이듬해 풍년이 든다는 생각에서 비롯된 말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런데 첫눈의 다른 이름이 곧 서설은 아니다.

 

서설(瑞雪), 상서로운 눈은 첫눈이 될 수도 있지만 결혼한 날이나 아이가 태어난 날, 이사가는 날에 내리는 눈이 될 수도 있. 흔히 첫눈은 한자어로 신설(新雪) 또는 초설(初雪)’이라고 하는데, 조선왕조실록에는 신설이 자주 등장한다. 한자어 신설을 대신해 우리말로 새 눈이라고 했을 수도 있으나 확인할 길은 없다.

 

그렇다면 당시에는 첫눈을 순우리말로 뭐라고 하였을까? 북한에서는 ‘햇눈’이라고 하는데, 우리는 그냥 첫눈이라고 한다. 간혹 첫눈의 순우리말을 숫눈이라고 알고 있는 사람들이 있는데 숫눈은 눈이 와서 쌓인 상태 그대로의 깨끗한 눈”, 즉 아무도 밟지 않은 눈을 뜻하는 말이다.

 

참고로 세종실록을 보면 고려 국속(國俗)에 첫눈을 봉하여 서로 보내는데 받은 사람은 반드시 한턱을 내게 되며, 만약 먼저 그것을 알고 그 심부름 온 사람을 잡으면 보낸 사람이 도리어 한턱을 내게 되어 서로 장난한다라는 기록이 있는가 하면 겨울에 천둥과 지진이 있었으니 첫눈을 어찌 족히 축하하리오하였다는 기록도 있다.

 

이 기록에서 알 수 있듯이 당시 사람들은 첫눈을 그만큼 반겼음을 알 수 있는가 하면, 첫눈을 그저 낭만적으로만 바라본 것이 아니라 농사와 직결된 현상으로서 자연재해를 걱정하는 마음도 엿볼 수 있다. 다시 말해 첫눈이 적당히 내리면 가까운 이에게 눈을 보내 장난을 하기도 했지만, 과하게 내리면 하늘의 경고로 받아들여 근신하였다는 것이다

 

김형주(글말생활연구소 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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