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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상] 이바지

‘냉장고를 부탁해’라는 프로그램을 보고 있을 때였다. 초대 손님에게 15분 만에 요리를 해서 음식을 대접하고 평가를 받는 프로그램인데, 요리사 손종원이 배우 손예진을 위해 이바지 음식을 하겠다며 “집 안에 경사나 좋은 일이 있고 이럴 때 뭔가 이바지한다, 도움이 된다고 해서 하는 그런 음식”이라며 이바지 음식의 뜻을 짧게 풀이했다. 그런데 정말 이바지에는 그런 뜻이 담겨 있을까? 그렇지 않다. 국립국어원이 펴낸 표준국어대사전에는 “도움이 되게 함.”을 뜻하는 이바지와 함께 “정성을 들여 음식 같은 것을 보내 줌. 또는 그 음식.”을 뜻하는 이바지가 등재되어 있는데, 두 번째 이바지의 어원 정보를 살펴보면 ‘이바디(宴)’라는 내용이 등장한다. 만약 사전에 제시된 정보가 틀리지 않다면 이바지는 잔치(宴)를..

생각 나눔 2026. 9. 14. 21:15
[칼럼] 이태리, 인니, 월남, 호주 그대로 써도 되는 말인가?

한때 우리는 그리스를 희랍(希臘), 네덜란드를 화란(和蘭), 러시아를 노서아(露西亞)라고 불렀다. 동베를린은 동백림(東伯林), 로스앤젤레스는 나성(羅城), 워싱턴은 화성돈(華盛頓)이라고도 했다. 이는 외국의 지명과 국명을 한자로 옮겨 적거나 줄여 부르던 시절의 흔적으로서 옛날식 표현이다. 따라서 이제 이런 표현을 사용하는 사람은 찾아보기 어렵다. 그런데 무슨 까닭인지 이태리(伊太利), 인니(印尼), 월남(越南), 호주(濠洲) 등은 지금도 공공기관의 문서에서 심심찮게 발견되고 있다. 이와 관련해 글말생활연구소가 최근 발표한 ‘2025년 공공기관 보도자료 한자계 관행 외국 지명 사용 실태’ 보고서를 보면, 문체부의 공공기관 공공언어 진단 대상인 660개 기관이 2025년 1년 동안 배포한 보도자료 376,1..

생각 나눔 2026. 9. 12. 19:01
[칼럼] 공공기관의 괄호 밖 한자 사용, 문제는 이해하기 어려운 한자가 아니라 익숙한 한자다

기본적으로 공문서는 한글로 작성하는 것을 원칙으로 하되 뜻을 이해하기 어려울 때 한자를 괄호 안에 쓸 수 있다. 이는 「국어기본법」 제14조와 「행정업무규정」 제7조 등에 명시되어 있는 공문서 작성 원칙이므로 반드시 따라야 한다. 그런데 글말생활연구소가 2025년 1년 동안 문화체육관광부의 공공언어 진단 대상인 660개 기관이 배포한 보도자료 376,145건을 분석한 결과, 괄호 없이 742종의 한자가 6,785건의 보도자료에 13,864회 사용된 것으로 나타났다. 이 수치가 의미하는 바는 이중적이다. 전체 보도자료 약 37만 건 중 6,785건에서 괄호 밖 한자가 사용된 것으로 나타나 보도자료 1건당 평균 사용 횟수는 0.037회에 불과하고, 오류가 확인된 보도자료도 전체의 1.80%에 불과하다. 그런..

생각 나눔 2026. 9. 11. 21: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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