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조선왕조실록에는 기로소(耆老所)와 기로연(耆老宴)이라는 낯선 말이 등장한다. 기로소는 조선 시대에 나이 많은 관료의 친목과 예우를 위해 설치한 곳이고, 기로연은 나이 많은 신하를 대접하는 잔치의 이름이다. 세월이 흘러 기로소는 노인정과 경로당으로 이름이 바뀌었고, 최근에는 시니어 클럽 또는 시니어 센터라고도 한다. 영미권에서는 나이 많은 사람에게 ‘늙은(old)’이나 ‘노쇠한(aged)’ 혹은 ‘나이 지긋한(elderly)’처럼 나이를 지나치게 강조하는 표현을 예의에 어긋난다고 여겨 상급생이나 고참을 뜻하기도 하는 ‘시니어(senior)’를 일상적으로 쓰고 있다. 나이 많은 사람을 배려한 말이라는 점에서 우리말로는 ‘어르신’ 정도로 번역할 수 있는 말이다. 이와 관련해 고유어는 촌스럽고 외국어는 세련됐다..

2024년 2월 7일 밤 10시, KBS 1TV는 ‘대통령실을 가다’라는 제목으로 특별대담을 방송했다. 당시 대담은 KBS 9시 뉴스의 박장범 앵커가 맡았는데, 사회부 기자 출신인 박 앵커는 명품백 논란과 관련해 문제의 디올백을 가리켜 “이른바 파우치, 외국 회사 뭐 쪼만한 백이죠.”라고 표현했다. 그리고 다음 날, 박 앵커는 ‘파우치 앵커’라고 불렸다. 동아일보 논설위원조차 박 앵커의 질문을 “무딘 질문”이라고 혹평했다. 이와 관련해 박 앵커는 9일까지만 해도 뉴욕타임스와 워싱턴포스트도 ‘파우치’라는 표현을 쓰고 있고, 실제로 해당 제품명도 ‘레이디 디올 파우치’이기 때문에 전혀 문제가 없다는 논리를 폈다. 그러다가 10월 23일, KBS 사장 후보로 나선 박 앵커는 이사회 면접에서 “수입 사치품을 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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