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며칠 전, 머니투데이 기자에게서 연락이 왔다. '급식체'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지 물었다. 그리고 며칠 지나지 않아 이번에는 오마이뉴스 기자에게서 연락이 왔다. '급식체'와 '급여체'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지 물었다. 짧은 전화 인터뷰를 마치고 그래도 아쉬움이 남아 몇 자 더 적어본다.

 

'급식체'는 일견 창의적인 면도 있고, 주로 스마트폰이나 인터넷을 이용하여 비대면 커뮤니케이션을 하는 것에 익숙한 청소년 간의 의사소통 방식이라는 점에서 일종의 청소년 문화로 볼 수 있다. 이를 크게 우려하지 않는 쪽에서는 표현 방식의 다양성을 강조하거나 유행어처럼 일시적인 현상에 불과할 것이라고 진단한다. 아울러 마치 약속이라도 한듯이 어문규범의 파괴를 우려하는 목소리가 기우에 불과하다는 입장을 취한다.

 

실제로 문자 발달사적인 관점에서 보았을 때, 급식체의 등장은 새로운 미디어 환경이 만들어낸, 혹은 전통적인 의사소통 방식에 염증을 느낀 새로운 소통방식이라는 점에서 거스를 수 없는 하나의 흐름이라고 할 수 있다. 아마도 이러한 흐름에는 새로운 미디어가 등장하든지 아니면 새로운 소통 방식에 염증을 느껴야만 변화가 생길 것이다. 따라서 표현의 다양성이라든지 일시적인 유행이라는 진단에 일부 동의한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급식체'가 우려스러운 것은 그것이 어문규범을 파괴해서가 아니다. 그보다는 언어의 기능을 파괴하고 있다는 데 있다. 다시 말해 '급식체'를 소통을 위한 도구로 사용하는 것이 아니라 놀이(언어유희)를 위한 도구로 사용하고 있다는 점이 우려스러운 것이다. 교사이자 화법 전공자로서 언어 예절 교육의 부재를 우려하던 차에 '급식체'의 등장을 보면서 유쾌할 수 없었던 것은 언어는 소통의 도구를 넘어 관계 발전의 도구라고 믿기 때문이다.

 

(1) http://news.mt.co.kr/mtview.php?no=2017103111075241742&outlink=1&ref=http%3A%2F%2Fsearch.daum.net

(2) http://www.ohmynews.com/NWS_Web/View/at_pg.aspx?CNTN_CD=A0002381697&CMPT_CD=P0001&utm_campaign=daum_news&utm_source=daum&utm_medium=daumnew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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